투오마스 코르테이넨 워크숍

 


해외스승 워크숍 – 투오마스 코르테이넨
2019.10.7, 14~16  |  두성집

코르테이넨 스승의 워크숍은 타이포그라피를 하나의 장난감처럼 활용해 참여자가 상상한 세계관을 구성하고 그 속에서 노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배우미들은 스승과의 이야기를 통해 타이포그래피란 공부하고 연구하는 대상이자 놀이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워크숍 초반에는 스승과 배우미가 준비한 다양한 재료와 필기도구(나무 막대기, 붓, 연필, 펜촉, 펜)를 활용해 다양한 형상을 그려보았습니다. 종이나 천에 그린 선과 형태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요소에 나름의 규칙을 부여해 배우미마다 가상의 글자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배우미 저마다의 가상 언어가 문자로 쓰이는 방식과 읽는 방법, 글자 형태의 특징을 정하고, 한 문장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이 언어와 글자가 쓰이는 가상의 세계관을 상상하며 서로 공유했습니다. 어떤 세계에서는 종이가 없어 단단한 물체에 글씨를 새겨야만 했고, 어떤 세계에서는 언어에 힘이 담겨 있어 말을 적는 것만으로도 이에 담긴 힘이 발동하기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 글자가 쓰이는 대상으로서 이 세계에 존재할 법한 오브제를 상상했습니다. 종이 없는 세계에서 쓰이는 목판 상자, 입으면 투명해지는 마법 문구가 새겨진 옷 등이 대표적입니다. 워크숍의 최종 결과물은 이 오브제를 실제로 제작하며 구현해내는 것이었습니다.

 

워크숍 참가 배우미의 말말말

PaTI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제도권 학교에서 하기 힘든 현시대의 흐름을 읽는 스승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제도권 학교에서 쉽게 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코르테이넨 스승의 워크숍을 통해 나는 시각화의 새로운 접근 과정에 눈을 뜨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글을 창작하면서 동시에 시각화를 진행하는 워크숍 특성상 시각화에만 익숙하던 입장에서 벗어나 의미를 찾고 의심하는 과정을 겪는 것은 낯설면서도 무척 흥미로웠던 경험이었다. 난생처음 겪는 상황에서 긴장도 되었지만 적당한 긴장은 내게 도리어 좋은 경쟁이 되었다.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놓치지 않으니 생각한 것보다 더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왔다. by 민정

손을 사용해 무의식적으로 무언가 쓰는 행위를 했다. 여기에서 관심이 가는 형태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자 체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문자 체계라는 작은 단서를 가지고 그것이 쓰이는 세계를 역으로 구축해나갔다. 상상에는 제한이 없었기에 적당히 말이 안 되는 문자 체계를 만들 수 있었다. 내 문자의 주된 상징체계는 행성과 별이었는데 거기서부터 전지전능하고 거창한 외계 종족이 튀어나왔고, 너무 심각하고 거대한 존재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그 외계 종족에게 게으른 성격을 부여하며 생기는 아이러니한 이야기를 짜보았다. 이야기와 연관된 아티팩트를 만들고, 전시용 캡션을 작성하면서 워크숍은 종료됐다. 문자 쓰기를 통해 실재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하고 다시 실재하는 사물을 만들어 전시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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