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배곳] 장화 타이포그라피 워크숍 & 전시


       

 

 

해외스승 워크숍 – 장화
2019.10.21-23 / 28-30  |  두성집
2019.10.30 워크숍 결과물 전시  |  이상집 생생당

중국 베이징 중앙미술학원(CAFA)에서 타이포그라피를 가르치는 장화(蔣華) 스승. AGI 회원이기도 한 장화 스승의 한자 타이포그라피 수업은 CAFA에서도 명망이 높은데요. 놀랍게도 스승의 한자 타이포그라피 가르침이 중국 본토를 벗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한자 문화권인 타이완, 홍콩, 일본에서도 전례가 없었다는 말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본격적인 한자 타이포그라피에 관한 워크숍이 운영된 것은 이번 PaTI의 경우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말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요. 이번 장화 스승의 워크숍 주제는 ‘한자의 길(道)’이었습니다.

 

워크숍 참여 배우미 말말말 

장화 스승의 워크숍은 한자에 대한 바탕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땅과 하늘, 땅에 서 있는 사람, 해와 달 등 한자가 만들어진 배경과 상형문자에 관한 이야기다. 비록 발음은 달라도 의미는 이해할 수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다음 단계는 한자를 쓰는 게 아닌 ‘따라 그리기’였다. 먹을 묻힌 붓으로 따라 그리며 배우미 스스로 의미를 파악하고 이 문자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나 또한 단편적으로 다가오던 문자의 형태를 보고 나만의 색으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생각했고, 장화 스승은 열린 마음으로 여러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내가 PaTI에서 쓰는 별명인 ‘평화(平和)’와 슬로건인 ‘금고후락’, ‘도리도리’를 내 나름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平和’에서 ‘平’은 ‘평평하다’는 의미로 ‘고르게 하다, 평안하다’는 의미를 가진다. ‘和’는 ‘화할 화’로, 곧 평화의 뜻을 풀이해보면 평온하고 화목하며 안온한 화합의 상태, 전쟁이 없는 세상이 되겠다. 나는 ‘平’을 평평하게 그리고, 그 위에 마치 고개를 숙인 작물처럼 ‘和’를 그렸는데, 장화 스승은 내가 그린 평화를 보고 “아주 옛날에는 땅에서 곡식이 나고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인 풍경을 보고 ‘평화롭다’고 이야기했다”란 말을 건넸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화’란 무엇일지, 문자의 의미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의미 있는 워크숍이었다. by 평화 

이번 워크숍은 한자를 직접 쓰며 문자의 리듬을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여러 고서를 참고해 여러 가지 스타일의 한자를 쓰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이름과 슬로건, 전시공간과 관련된 문자 작업을 진행했다. 잘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마다 장화 스승의 무한한 칭찬은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붓의 획 그 자체의 힘과 물성을 그대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이름 작업을 진행했다. 더불어 전시 공간인 생생당을 생각하며 한자를 변형해 ‘雨’, ‘형태’, ‘행족’ 작업을 만들었다. 한자는 그 모양이 의미와 직결하기 때문에 한글과는 또 다른 감각으로 작업할 수 있어서 신선했다. 현재 쓰이는 형태로 변화하기 전의 한자가 지녔던 기운(?)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 by  

장화 스승은 늘 긍정적인 피드백을 통해 배우미들이 한자를 타이포그라피의 요소로 인식하고 디자인하는 데 있어 자신감을 부여해주었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워크숍 참여가 불규칙했지만 결과물에 대한 부담을 주기 보다 과정에 의의를 갖고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충분한 도움을 주었다. 낯선 한자를 디자인한다는 느낌보다 한자라는 글자가 지닌 유연함을 한껏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 스승은 ‘쿵후처럼(like Gongfu)’이라는 말을 자주 하셨는데 한 글자라도 매일 꾸준히 쓰는 것이 글씨를 몸으로 체득하는 수련 과정이라는 뜻이다. 그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by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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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박이: 양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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